파일명 | 용량 | 확장자 | 재생시간 | 해상도 |
---|---|---|---|---|
색마검천황.txt | 609.9K | txt | - | - |
파일플렉스는 언제어디서나 모바일로 실시간 감상이 가능합니다.
훙--!! 훙--!!!
2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검은 휘두르는 소리 자체가 흉기다. 너무 거대한 검이기에 날조차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검이 대기를 찢으며 휘둘러지는 소리는 듣는 것만으로도 피를 토할 것 같은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물론 모든 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오직 칸피니스 포르니르 델킨피에르의 검만이 그렇다.
2미터 30센티미터의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장대한 키. 하지만 양옆으로 벌어진 어깨와 갑옷처럼 그의 몸을 감싸고 있는 강철과 같은 근육들은 차라리 키가 왜소해 보일 정도로 육중한 존재감을 내뿜는다. 더구나 그의 근육들은 단순히 힘만을 자랑하는 근육이 아니다. 거구와는 어울리지 않는 민첩성과 유연성을 겸비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근육들이었다. 그런 그의 근육의 힘이 휘둘러대는 것이라면 썩은 나무몽둥이라도 충분히 위협적인 살인병기일 터였다. 하물며 날이 서지 않았다지만 잘 제련된 거대한 검이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캉--!! 캉--!!
하지만 그런 그의 검을 막아내는 존재가 있었다. 1미터 98센티미터짜리 거대한 클레이모어의 공격을 다른 것도 아닌 레이피어 하나로 조금 힘겨워보이는 자세이기는 하지만 무리없이 막아내고 있었다.
후우우웅--!!! 후우우웅--!!
캉--!!! 캉--!!!
칸피니스의 검이 귀신의 울음소리와도 같은 파공음과 함께 무한의 원을 그리며 공격해간다. 검극이 끊이지 않는 선을 그리며 무한의 곡선과 함께 상대를 압박하며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무한의 연격을 구사한다. 하지만 곧이어 들리는 금속의 마찰음은 그의 그러한 공격을 끊어가고 있다. 1인치도 안되는 얇은 두께의 레이피어에 의해 파공음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절대적인 공격이 막히고 있는 것이다.
후우우웅--!!! 후우우웅--!!!
캉--!!! 캉--!!!
더구나 놀랍게도 칸피니스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사람은 여자였다. 그것도 가냘픈 체구의 아름다운 여자. 선명한 붉은 색의 머리카락과 눈썹, 눈동자가 인간같지 않은 투명함을 지닌 흰 피부와 기묘한 대비를 이루며 신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미녀였다. 검은커녕 스푼보다 무거운 것은 들어본 적 없을 것 같은 갸녀린 체구의 아름다운 여인이 2미터 30센티미터의 오우거라 해도 믿을 것 같은 사내의 검격을 그것도 한 손으로 막아가고 있는 것이다.
후우웅--!!! 후우우우웅--!!
캉--!!! 캉--!!!
“역시 대단해!!! 클라이안. 이것이 드래곤의 힘이라는 것인가? 그저 검격만 겨룬다지만 한손으로 내 클레이모어를 막는다니.”
“흥!! 역시 넌 괴물이로군. 드래곤의 힘으로도 너의 검을 막아내는 것이 고작이라니. 힘에서 밀려 반격 한 번 못해보고 있잖아.”
드래곤? 클라이안이라는 여자는 드래곤이었던 것인가? 하긴 그녀의 외모는 분명 인간의 그것이라 보기에는 힘든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그토록 투명한 피부와 선명한 붉은 색의 머리카락은 인간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니까. 붉은 눈동자와 머리카락으로 봐서 그녀는 아마도 레드 드래곤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드래곤이라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것은 폴리모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가 힘에서 칸피니스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인간체로 폴리모프했다지만 드래곤이 폴리모프한 인간은 최상의 조건을 갖춘 인간이다. 골격, 근육, 신경계통 모두 인간이 갖출 수 있는 최상의 상태로 구성하기 때문에 힘에서도 인간에 비해 절대적으로 우위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드래곤의 폴리모프체와 한 팔 대 양 팔이라지만 힘으로 맞설 수 있다니! 오우거라고 할지라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바로 그 불가능한 일을 칸피니스는 해내고 있는 것이다.
“괴물이라니!! 난 어디까지나 인간이라구!! 인간의 힘으로 상대하는 거란 말야. 어디 사는 누구처럼 마법으로 만든 괴물같은 몸이 아니라구.”
“젠장. 마법으로 최상의 상태로 구성하지 않음 너같은 괴물과 상대나 할 수 있겠냐? 검격만으로 소드마스터를 누를 수 있는 괴물을 일반 인간의 신체로 상대하라고? 차라리 죽으라 그래라!!”
“조금 약하게 만들어서 두 팔로 상대하면 되잖아. 양손검 기술은 내가 가르쳐준다니까.”
“내가 6천년간 배워온 게 한손으로 검 쓰는 거다. 이제와서 새로 양손검 기술을 배우라고?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하는데?”
“그래? 그럼 이건 어때?”
캉--! 캉--! 캉--!
조금 소강상태가 되에 장난치듯 검격을 주고받던 칸피니스는 클라이안의 말에 장난기어린 미소를 짓더니 연속으로 세 번의 검격을 토해냈다. 클라이안에 갑작스런 공격을 막아내느라 뒤로 물러나자 그의 웃음 속에 맺힌 장난기가 더욱더 짙어졌다.
클라이안은 그런 칸피니스의 표정을 보며 불안감을 느꼈다. 그동안 칸피니스에게 당해온 것이 생각난 것이다.
“뭐... 뭐... 빌어먹을...!!!”
이번에는 막아낼 수 없다. 클라이안은 순간적으로 그렇게 판단했다. 일반적인 검격이라면 양손검이라 할지라도 한손으로 조금은 어렵지만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칸피니스가 하려는 공격은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그 공격을 막아갔다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으로 재구성한 그녀의 몸이 파괴될 것이다. 드래곤인 이상 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상처를 입으면 고통스러운 것은 그녀 또한 마찬가지. 드래곤도 생물인 이상 고통이 달가울 리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도 쉽게 당하지 않앗!!!”